레알 베티스 발롬피에(Real Betis Balompié, S.A.D.)는 스페인 라리가 소속의 프로 축구 클럽으로 연고지는 안달루시아 세비야, 홈구장은 에스타디오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Estadio Ramón Sánchez Pizjuán)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2024-25 시즌 현재 라리가 11위, UEFA 랭킹 51위입니다. 세비야 FC와 함께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을 대표하는 클럽, 레알 베티스 발롬피에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레알 베티스 발롬피에의 창단
레알 베티스 발롬피에(이하 베티스)는 1907년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세비야에서 창단된 축구 클럽으로, 스페인의 깊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팀 중 하나입니다. 베티스라는 이름은 로마 시대 이 지역을 흐르던 과달키비르(Guadalquivir) 강의 옛 명칭 'Baetis'에서 유래했으며, ‘발롬피에(Balompié)’는 스페인어로 풋볼을 뜻하는 단어로, 당시 영어식 ‘풋볼(Football)’ 대신 스페인어 순화 용어를 사용한 것이 특징적입니다.
초창기 베티스는 1907년 창단된 세비야 발롬피에(Sevilla Balompi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세비야 발롬피에는 주로 세비야의 상류층과 군 관계자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졌으며, 1914년경 당시 존재했던 또 다른 팀인 로열 베티스(Royal Betis)와 합병하면서 현재의 클럽이 탄생하게 됩니다. ‘레알’(Real)이라는 칭호는 1914년 스페인 국왕 알폰소 13세로부터 하사 받은 것으로, 이로 인해 왕실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클럽의 초창기는 재정적 어려움과 경쟁 구도 속에서 성장해 나가는 시기였습니다. 당시 같은 도시의 라이벌인 세비야 FC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이는 오늘날까지도 ‘그란 데르비’(Gran Derbi)로 이어지는 중요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습니다. 베티스는 1928년 라리가 창설 전까지 안달루시아 지역 리그에서 활동했으며, 1932년에는 세군다 디비시온(2부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1부 리그로 승격하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레알 베티스 발롬피에의 전성기
레알 베티스 발롬피에의 역사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기는 1930년대와 1970~80년대, 그리고 21세기 초반 이렇게 세 시기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클럽의 첫 번째 전성기는 1935년 스페인의 라리가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였습니다. 1932년 세군다 디비시온(2부 리그)에서 승격한 베티스는 단 3년 만에 스페인 축구 정상에 오르며 역사적인 업적을 남겼습니다. 당시 감독이었던 패트릭 오코넬(Patrick O'Connell)의 지도 아래, 베티스는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효과적인 공격 전술로 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이는 지금까지도 베티스의 유일한 1부 리그 우승 기록으로 남아 있으며, 스페인 축구사에서 가장 놀라운 성과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스페인 내전(1936~1939)의 여파로 팀의 전력 유지가 어려워졌고, 이후 한동안 중·하위권을 맴돌거나 2부 리그로 강등되기도 했습니다.
베티스의 두 번째 전성기는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입니다. 1977년, 베티스는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을 차지하며 클럽 역사상 첫 번째 주요 컵 대회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 우승을 통해 베티스는 유럽 무대(UEFA 컵위너스컵)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21세기 들어 베티스는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특히 2005년에는 코파 델 레이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국내 무대에서 정상에 섰습니다. 이와 함께 같은 시즌 라리가 4위를 기록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도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명장 로렌소 세라 페레르(Lorenzo Serra Ferrer) 감독과 선수단의 조화로운 경기력이 돋보였으며, 호아킨 산체스를 비롯한 스타 선수들이 맹활약해 주었습니다.
레알 베티스 발롬피에의 전설적인 선수들
베티스의 팬들에게 있어 몇몇 선수들은 단순한 스타를 넘어 클럽의 정신을 대표하는 아이콘과도 같습니다.
미드필더 부문에는 루이스 델 솔(Luis del Sol) 선수가 있습니다. 델 솔은 강인한 체력과 탁월한 경기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활약했습니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 CF와 유벤투스 FC에서도 활약을 이어나갔으며,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수비수 부문에는 라파엘 고르디요(Rafael Gordillo) 선수가 있습니다. 고르디요는 베티스의 유소년 팀을 거쳐 1군에 데뷔한 후, 공격적인 풀백으로 활약했습니다. 1977년 코파 델 레이 우승의 주역이기도 합니다. 베티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고르디요는 레알 마드리드 CF로 이적하여 활약을 이어간 후 다시 베티스로 복귀하게 됩니다. 그리고 클럽을 다시 1부 리그로 승격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됩니다. 베티스의 팬들에게는 충성심있고 헌신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공격수 부문에는 호아킨 산체스(Joaquín Sánchez) 선수가 있습니다. 호아킨은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2005년 코파 델 레이 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공헌하게 됩니다. 발렌시아 CF와 말라가 CF를 거쳐 다시 베티스로 복귀하는데, 2022년 코파 델 레이 우승을 일궈내며 베티스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게 됩니다.
맺음
레알 베티스 발롬피에는 세비야 FC와 함께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을 대표하는 클럽입니다. 세비야 FC와는 오랜 앙숙 관계이자 라이벌로 스페인에서 가장 치열하면서도 폭력적인 더비로 손꼽히는 ‘그란 데르비’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팬들의 열정과 클럽에 대한 응원도 대단합니다. 라리가에서 또다른 재미를 주는 팀, 베티스의 여정에 함께하며 응원해 보는건 어떨까요?